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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경증 발달장애로 살아남기는 앞으로도 어려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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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권익옹호팀
  • 23-08-1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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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문제에서 의외로 문제가 되는 집단은 엉뚱하게 ‘경증 발달장애’ 집단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국의 발달장애 정책은 그야말로 중증 발달장애에는 막대한 지원이 이뤄지지만, 경증 발달장애에는 지원 사안이나 지원 조항이 극히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정부의 각종 발달장애 정책에서 경증 발달장애에 대한 지원정책은 대단히 부족한 편입니다. 보편적인 발달장애 지원정책도 상당수는 중증 발달장애 중심 정책에 가까운 편이며, 심지어 욕구조차 중증 발달장애 부모 집단의 압력에 의하여 욕구 기반 정책이 수립되곤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경증 발달장애는 그야말로 소외된 그룹 중 하나입니다. 발달장애 지원정책 몇몇 조항은 경증 발달장애에는 적용되지 않거나, 수요가 낮은 문제가 있을뿐더러 부모들조차 경증 발달장애 문제를 ‘발달장애의 구조적 특성에 의한 문제’라는 현실적 어려움을 무시하고 ‘어떻게 해보면 비장애 상태가 되겠지’라는 헛된 상상에 빠져 그야말로 ‘사이비 치료’ 등 잘못된 방식의 ‘해결’에 대한 유혹에 빠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천하의 우영우도 당시 시점(설정상 1996년생)에서야 그렇지 않았을 뿐, 지금 시대의 어린아이였다면 각종 사이비 치료 등에 끌려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최근 불거진 이른바 ‘왕의 DNA’ 발언 파동도 넓은 의미에서는 ‘사이비 치료’에 기반한 문제로 발달장애를 해결하려는 ‘헛된 상상’에 갇힌 ‘경증 발달장애 문제 해결이랍시고 나온’ 거짓된 방법론에 속아 넘어간 교육부 공무원의 오판(誤判)이 원인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이미 사이비 치료로 규정한 리스트가 미국의 FDA나 영국의 NHS 등에서 정식 고시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합리적인 발달재활서비스 등 안전한 재활교육 프로그램에 비용 문제와 대기자 문제로 인한 적용 기간의 지속성 부족, 사이비 치료의 감언이설 등의 문제로 참여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정부에서 각종 사이비 치료로 간주해야 하는 방법론의 명단을 작성하고, 그러한 수요를 합리적이고 안전한 발달재활서비스 참여로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원인은 ‘경증 발달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과 차별 낙인에 대한 두려움 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에서 경증 발달장애로 살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어린 시절부터 있는 셈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경증 발달장애로 사는 것은 성장하고 나서도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신체장애는 경증 장애가 더 유리한데 반면, 발달장애는 경증 장애가 더 살기 어려운 이상한 구조에 빠져있습니다. 각종 지원정책 등에서 결과적으로 경증 발달장애인, 특히 경증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의 수요를 해결해 줄 획기적인 정책이나, 고용이나 진학 할당제 등의 정책은 그야말로 소외된 느낌이 듭니다.

각종 발달장애 지원정책을 잘 뜯어보면 돌봄 정책, 주간활동 서비스, 평생교육, 가족 휴식 지원 등 발달장애 지원정책이라는 것들이 대부분 중증 발달장애 중심 정책에 가까운 요소가 많이 있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경증 발달장애 집단의 욕구를 해결할 정책은 대단히 부족하거나 수요에 맞지 않는 정책이 많은 편입니다.

심지어 일자리조차 경증 발달장애의 경우, 비장애인과 통합된 일반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거기에 특별 조항 몇 가지 정도만 추가 적용하면 충분하지만, 발달장애인 일자리라고 한 것 대부분이 노동시간 및 임금 축소(신세계그룹 등에서 시행하는 모든 직원의 일정 노동시간 일괄 축소 이런 방식이 아닌). 직무 제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사회적 기업 등 고용 기업에서 있어서의 사실상 분리 방식에 가까운 편이라, 대단히 큰 손해를 입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 경증 발달장애인이 사는 법은 장애인 등록을 형식적으로 중증으로 등록해놓고 실질적으로 살아가는 방법밖에 없는데, 고용이나 대학 진학 등에서는 대중들의 막연한 ‘중증 발달장애’에 대한 ‘클리셰’에 가까운 인식 때문에 저마저 구직 이력서에 ‘법률적으로만 중증일 뿐 실제로는 매우 경증이다’라는 부속 설명을 붙여놔야 할 정도입니다.

경증 발달장애인으로서 살기 어려운 원인은 이렇게 발달장애의 다양성을 잘 모르고 중증 발달장애의 틀에 갇혀 발달장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한국 사회의 규정과 현실, 중증 발달장애 중심 지원정책, 난립하는 사이비 치료와 이에 대응할 합리적인 발달재활서비스 인프라 부족 등이 있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경증 발달장애 집단이 역으로 소외되는 현상이 최근 들어 드러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고민하는 것이 ‘한국에서 경증 발달장애인으로 살아남기’에 대한 것입니다. 다양한 발달장애 그룹들과 연결되기도 했고, 관련 전문가들과 인연을 만들어가고 그렇기는 하지만 결국 한국의 경증 발달장애인들은 지원정책에서도 이래저래 비어 있고, 다른 규정에서는 장애 등을 이유로 적용되지 않고, 발달장애는 어쨌든 발달장애이기에 있는 차별 등 복잡한 일에 휘말리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제가 앞으로도 관심 있을 문제는 발달장애인 고용, 대학 진학 등 ‘중증 발달장애의 틀에 갇혀서 생각하지 못하는 발달장애인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경증 발달장애는 이상하게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중증 발달장애만큼이나 경증 발달장애 그룹도 나름대로 고충 사항이 있고 맞춤형 지원 욕구 등이 상당하다는 것만은 기억해주길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한국 사회에서 경증 발달장애로 살아남기 위한 알 수 없는 항해’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일까요? 아마도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칼럼니스트 장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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